<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 히가시노 게이고>

몇년 전 아파트 공사를 벌였다.

결혼 후 20년 이상 살던 아파트는 싱크대가 무너지면 모든 벽지와 마룻바닥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어떤 사람은 “리 모델링(remodeling)” 하겠느냐고 했지만 모르고 말이었다.

한정된 예산으로 진행해야 공사였기 때문에 필요한 것을 적당한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 전력을 다했다.

–견적을 받은 업체 중에서 1개를 선정하고 1개월 가량 공사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이것은 예사일이 아니라는 것. 빨리 끝내고 또 편한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뿐이었다.

건축사 마요은 어떤 고객에서 리노베이션 청탁을 받는다.

낡은 아파트나 연립 주택을 기존의 틀은 그대로 두고 새롭게 다듬어져리모델링이 아니라 낡은 손을 고치고 새롭게 만들리노베이션. 사별한 남편으로부터 막대한 유산을 상속한 젊은 여성의 요청해서는 다소 의외였다.

설계하고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생활 방식을 알아야 하지만, 의뢰인은 그것을 차단하는 느낌이랄까. 자신을 철저히 감추려고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베일에 싸인 같은 의뢰인과 협의하는 장소를 찾던 마요은 타케시 아저씨의 칵테일 바를 떠올린다.

마요의 요청을 타케시는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의뢰인이 미인으로 부자라는 얘기에 호기심을 느끼고 승낙하다.

그리고 초면의 자리에서, 타케시는 의뢰인에 그녀의 남편과 오래 전에 인연이 있었다고 말하는데···다케시는 도대체 왜 그런 것인가. 소설”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에는 3개 작품이 수록되고 있다.

[아파트 여자],[위기의 여자],[환상의 여자]. 표지에 그려진 3명의 손이 무슨 뜻인지 걱정했지만 3편의 중단편을 드러낸 게 아닌가 싶다.

책장이 뒤에 잘 넘어지는 이야기를 읽으며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를 연발했다.

그를 왜”미스터리 제왕”이라고 부르는지 재차 실감했다.

<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는 추리 소설이지만 잔인하거나 기상 천외 한 범죄가 벌어지는 일은 없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칵테일 바”트랩 핸드”을 운영하면서 사건을 해결하는 마스터 타케시는 인물이었다.

세밀한 관찰을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추리가 돋보였지만 사실은 전작”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 살인”이라는 작품으로 등장한 인물이었다.

그의 이야기가 다음에도 계속될지 궁금하다.

복잡한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데 적합한 소설이다.

블랙쇼맨과 환상의 여자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출판 알에이치코리아 출시 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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